영화 연가시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안타까움이다. 독특한 소재와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을 못 얻었다. 혹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다면 괜찮을까? 2012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오래되기는 했지만 그 정도면 화려한 그래픽도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헐리우드 이야기를 한 것. 좀더 괴기스럽고 자극적인 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이 영화는 그런 의도는 없어 보인다. 뭔가 사회고발을 하고 싶었던 듯.
김명민 하면 연기 잘하는 배우니 연기는 말할 것도 없는데 캐릭터가 짜증유발 캐릭터. 일부러 극적 긴장감을 위해 그렇게 만든 듯 하지만 그래도 정도껏 해야지. 주인공인데. 안좋은 평에도 불구하고 재미없게 본 영화는 아니다. 나름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봤으니까. 그러나 역시 많은 사람들이 안 좋은 평을 준 만큼 선뜻 권하지는 못하겠다.
아마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곤충 몸속에서 나오는 긴 기생충 같은 벌레를 봤을 텐데 이게 연가시다. 곤충의 몸속에서 기생하는데 이것이 사람 몸에도 기생한다는 설정을 한 것이다. 실제 사람에게 감염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안심도 금물이지만. 사람 몸 속에서 발견된 적은 있다. 이걸 감염이라고 볼 수 없을 뿐. 곤충을 먹었었나…
어쨌거나 설정 자체는 신선. 공포감을 주기에도 적절한 소재. 보는 내내 기분 찝찝하지만 더욱 공포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 영화 자체는 그냥 가족애와 자본의 횡포, 사람들의 심리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듯. 실제 자본에 악날함까지 갖춘다면 충분히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고도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포로서의 비주얼은 약하다. 비주얼에서 공포감을 느끼려면 많이 실망스러울 듯한 영화. 장르도 공포가 아니라 드라마다.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에서도 공포감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한국영화라 집중력을 헤치는 언어의 장벽이 없으니 조금만 더 잘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시간 죽이기로 봐도 괜찮다. 가족애 코드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면 좀 걸러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