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만들어준 그 영화다. 하지만 꼭 이영화가 아니더라도 전도연은 연기에 있어서는 여왕이다. 포스터의 '이런 사랑도 있다'라는 카피 문구에 흔한 우리나라 신파 멜로영화인가 하고 봤다. 그런데 영화의 흐름이 좀 이상하다. 멜로 -> 범죄 -> 종교 -> 반종교 -> 다시 멜로로 넘어가는 이상 야릇한 영화였다.
칸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에 비해 네이버의 별점은 형편없다. 보통 해외에서 상을 받으면 없던 호평도 생겨나는 것이 관례인데 반해 이 영화는 1점짜리 별점이 수두록하다. 이른바 별점테러. 중간에 있는 반기독교적으로 해석되는 내용때문에 기독교인들이 별점 테러를 했다. 마치 극단적인 이슬람세력처럼. 아이러니 하지 않나...
그래도 이창동 감독은 방향을 틀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완벽하게 반기독교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좀비처럼 달려드는 종교환자들때문일지, 아니면 진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우울증으로 자살을 한다고 한다. 이런 결과를 따라 갔다면 별점은 지금보다 더 형편없었을 것이다. 감독은 전혀 다른 결론을 선택한다.
종교는 인간의 나약한 상처를 파고들어 약을 발라주는 척 하면서 포로로 잡아버린다. 약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자신이 포로임을 알지 못한다. 그러다 상처가 낫은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상처는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종교를 마약이라고 하지 않았나.
누구는 종교로 진정한 치유를 얻기도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성향과 선택에 의한 것일 뿐 그것이 진리라고 누구에게도 강요할 권리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기에. 용서며 구원이며 다 좋은 말이지만 지금의 종교가 그것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너무나 위선적이고 너무나 반인륜적이다. "하나님이 용서했다는데 내가 어떻게 용서를 해요? 뭔데 나보다 먼저 용서를 해요?" 주인공의 이 외침은 너무나 당연하다.
송강호의 말처럼 그냥 습관적으로 나가게 될 뿐. 아니면 목적이 있거나.
이렇게 거울을 들어주는 건 사람일 뿐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결국에 치유는 옆에 있어준 송강호가 해줄 것으로 믿는다. 이런 사랑도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게 사랑일 것이다. 사람의 일은 사람에 의해서, 신의 일은 신에 의해서... 신은 아무것도 지켜보고 있지 않고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의지를 주는 것이니까. 감독은 반종교적인 내용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전도연이 부흥기도회자리에서 몰래 튼 유행가가 말해준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공감 하트( ♡ ) 누르시는 당신은 센스쟁이^^ ※
| 같이 보면 좋은 포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