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아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가 있다. 전세계에 비슷비슷한 동화가 있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리스 신화가 전세계에 퍼져 비슷한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 당나귀 귀의 주인공인 임금은 신라 경문왕이다.
경문왕은 이름은 응렴. 왕 직계손은 아니고 47대 헌안왕이 화랑이었던 응렴을 마음에 들어해 두 딸중 한명과 결혼을 시키려 했다. 이에 응렴의 집에서는 예쁜 둘째딸과 결혼을 하라고 했으나 화랑의 상수인 범교사가 첫째딸과 결혼을 하라고 충고해줬다. 후에 헌안왕이 죽으며 첫째 사위인 응렴에게 왕위를 물려 줬다. 이가 경문왕이다.
드라마 화랑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 당나귀 귀 이야기는 신라 48대 임금인 경문왕의 이야기다. 다들 알다시피 임금님 귀가 당나귀처럼 길다는 이야기다. 경문왕은 왕위에 오르자 귀가 당나귀처럼 길어졌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에는 시종이나 이발사가 알아차리는데 우리나라의 이야기에서는 복두장이 이를 알게 된다. 복두장은 왕의 모자를 만드는 사람이다.
경문왕의 약초밭 개발이라는 이상한 분석도 있네...
또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 다른나라에서는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 인것을 알아차린 시종 또는 이발사가 입이 근질거려 우물에 대고 말을 한다. 그러자 우물에서 계속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경문왕 이야기에서는 복두장이 죽기전에 대나무숲에 들어가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경문왕은 이 대나무숲을 가만히 놔둘 수가 없어서 모두 베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산수유를 심었다. 그러자 다시 소리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우리 임금님 귀는 길다'라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결말은 우리나라 이야기에만 있는 결말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산수유의 꽃말은 지속, 불변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이야기에서 대나무숲이라는 은어가 나왔다. 대나무숲은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남몰래 외쳐 속 시원하게 풀어버리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나무숲이라는 말은 현대에 와서 사이버 공간에 속풀이를 하는 게시판 이름으로 이용하게 됐다. 여러 커뮤니티에는 대나무숲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시판을 운영한다.
불통왕이 있으면 국민이 괴롭다
흔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일화에서 임금은 백성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교훈을 말하고는 한다. 그리고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라는 거을 말하기도 한다. 대나무에서 산수유로 바꿔도 감춰지지 않는다. 지금 권력을 가지고 국정을 농단한 인간들이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다. 그런데 왜 하필 주인공이 신라 경문왕이 되었을까? 경문왕의 귀가 진짜로 길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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