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다는 것...
영화 코코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이다. 픽사 애니답게 아이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하며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픽사의 애니들이 늘 그렇듯이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주지만 어른들에게는 감동을 준다. 개봉 당시 아이들과 보고 가서 어른들이 울고 나오는 애니로 알려졌다. 어른들이 우는 이유 중 하나는 누군가 잃은 사람이 생각나서일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사후 세계를 담고 있으니까.
코코의 배경은 멕시코의 명절인 '망자의 날'이다.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명절인 망자의 날은 국가적인 공식 휴일. 명절 기간에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조상의 제사를 지내며 추모한다. 다소 이국적이면서도 뭔가 우리나라 풍습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더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픽사의 애니로는 드물게 백인이 아닌 인종이 주인공이다. 픽사 애니에 이런 경우가 있었나? 디즈니에는 간혹 있지만.(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기는 했는데 둘의 정체성은 확연히 다르다)
이야기의 구조는 애니답게 쉽고 아동스럽다. 하지만 그 이면에 담김 이야기들은 교훈스럽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웃을 수 있고 어른들은 울 수 있다. 평은 아주 좋다. 관객평점도 좋고 평론가 평점도 아주 높다. 평론가들의 평점이 이 정도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라고 볼 수 있을 듯. 특히 낮은 평점으로 악명(?) 높은 박평식 평론가의 평점이 이 정도로 높은 걸 본적이 드문 것 같다.
영화의 주제는 주인공 미구엘의 꿈에 대한 이야기고 거기에 망자의 날이라는 소재를 배경으로 잘 버무려 이야기를 만들어냈지만 영화의 감동 포인트는 망자에 대한 기억이다. 사람이 죽으면 우리로 치면 저승인 망자의 세상으로 가는데 죽은걸로 끝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완전히 잊히면 거기에서도 사라지게 된다. 영원한 죽음? 소멸? 그래서 영화를 보면 죽은 이를 왠지 한번 더 상기해보게 된다. 이야기를 믿건 안 믿건.
사후세계를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그려냈는데 사후 세계도 현실과 마찬가지라는 게 씁쓸하다. 설마 진짜 저렇지는 않겠지? 죽어도 죽는 게 아니고 여기서 성공이 거기서도 이어지고... 그래도 그리 심각하지는 않고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게 그려내고 있다.
죽음이 두려운 것 중의 하나는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래되면 기억이 희미해지고 산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 치이고, 또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오래 된 이는 잊게 마련이다. 죽은 뒤에 어디에 간다는 것보다 그것이 삶의 영속성이다. 그래도 가끔 먼저 간 사람들을 생각하면, 혹은 내가 먼저 갈 것을 생각하면 죽은 뒤에 세계가 없는것은 너무 아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웃고 즐거워했던 아이들이 먼 훗날 그들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았던 부모를 떠나보내고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때를 떠올리며 눈물 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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