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필버그의 역작 중 하나인 영화 에이 아이(A.I.).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도대체 스필버그는 이 영화을 끝을 어떻게 하려고 할까? 이렇게 영화가 흘러가면 끝에는 어떻게 되는거지? 어? 뭐야? 그러다가 영화의 결말을 봤을 때 역시 스필버그다운 결말이구나 하고 느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소재나 줄거리, 결말은 엄청나게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이 모든것을 극복했다. 흔히 영화에서 사람이 로보트 역할을 하게 되면 너무 어색해진다. 누가봐도 사람이고 아는 배우인데 로봇 연기를 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SF는 거기에 특수효과를 입힌다.
물론 여기에도 특수효과는 나온다. 하지만 주인공 데이빗은 그냥 사람이다. 로봇이라고 최면을 걸 필요도 없고 특수효과를 억지로 입힐 필요도 없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너무나 연기를 잘했는데 영화의 설정이 가장 사람다운 로봇이었기에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서서히 감정이입이 되간다.
이런데 어떻게 차별할 수가 있어
같이 나오는 친구 로봇은 진짜 로봇같다고...
얼마전 동물처럼 4발로 걷고 뛰는 로봇을 실험하는 사람이 발로차는 동영상이 퍼진 적이 있다. 기술의 진보로 이 로봇은 균형을 잡는다. 그 광경을 보고 와 기술의 진보가 놀랍다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로봇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말 동물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그 로봇을 불쌍하게 왜 발로차냐고 감정이입을 했다. 로봇이 생명체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감정이입을 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장면. 잔인해 보이는가?
데이빗은 인간과 거의 구분이 안갈정도로 흡사하게 만들어지 로봇이다. 심지어 인간의 아이처럼 사랑을 요구하고 어리광을 부린다. 이런 로봇을 로봇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 기계로 치부할 수 있을까? 마음에 안든다고 버릴 수 있을까? 아마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겪는 엄마의 심리변화도 주인공의 심리만큼 잘 표현되었다.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데이빗이 로봇이었지만 감정이입이 되었다. 언젠가 미래에는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로봇에 감정이입을 하고 로봇을 사랑하고 로봇과 같이 살고...
외계인이 나오고...
요정이 나와도 유치하지 않아.
행복하고도 슬픈...
스필버그다운 결말(스포있음), 이런 결말로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면 꽤나 유치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달랐다. 우주인이라니... 그럼에도 유치하지 않은 이유는 영화를 보는 내내 데이빗의 소원이 이루이지길 바랐기때문일지도 모른다. 결말은 해피앤딩이다. 하지만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