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티움 컨텐츠/역사와 야사 사이

조선 조직폭력배 검계

의적인가 조직폭력배인가 

 

 

검계(劍契)는 검으로 의기투합했다는 의미로 숙종 시기 이후 기록된 조선의 범죄 조직이다. 당연히 범죄조직이니 무기를 소유했을 테고 조선시대니 검일 테지만 어쨌거나 검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이렇게 범죄 조직을 이루는 데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사회에 불만이 있거나 그냥 나쁜 짓 하려고 모이거나.

 

<사회 개혁을 위해 모였을리가...>



이들은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모이기는 했지만 하는 짓은 막장. 조직폭력배나 마피아보다 더한 짓을 했다. 그야말로 극악무도. 사회에 대한 불만은 신분사회에 누구나 갖게 되는 불만이다. 특히 조선시대. 서얼이나 중인으로 출세가 불가능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노비나 하층민으로 구성된 살주계와 비슷한 성격이나 조금 더 신분이 높은 사람들로 구분되었으니 범죄조직에도 신분이 있는 아이러니.

 

<이렇게 지팡이로 위장한 것이 창포검>


무를 숭상했는데 그렇다고 무인 집단은 아니고 그냥 나쁜짓을 하기 위해 살인 기술을 연마했다. 창포검이나 죽장도 같은 눈에 잘 안 띄는 칼들을 가지고 다녔는데 칼부림이 예사였다. 복장은 비단옷 위에 허름한 옷을 걸치고 삿갓을 눌러쓰고 앞을 볼 수 있도록 구멍을 뚫었다. 

 

<삿갓을 쓰고 다녔다나...>

 

 

의적이 아닌 조직폭력배인 이유 

이들이 조직폭력배보다 더 하다고 하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홍길동이나 임꺽정처럼 부자들의 재물을 뺏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의적이 아니기때문이다. 취지는 비슷하기는 하나 이들은 더 심한 범죄를 저질렀다. 부패한 부자들을 죽이고 일가를 강간하는 것을 모의하고 실행했다. 

 



살인, 강도, 약탈과 함께 부녀자를 성폭행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이것을 행동강령으로 삼았다. 조직폭력배나 마피아도 강간이 행동강령을 삼고 있지는 않다. 이런 짓은 막가파 같은 막장 범죄조직이나 하는 짓인데 이를 조선시대 범죄조직이 한 것이다. 멕시코 카르텔 정도나 돼야 비교가 될까...

<멕시코 카르텔>

 

무술 실력

그럼에도 늘 무예를 수련하니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이들이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검계의 암살자가 검계를 소탕하려 한 훈련대장 장붕익을 암살하려 들어왔다가 장붕익이 반격을 하자 벽을 단숨에 타 넘어 도망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두고 무술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조선시대의 벽이 그리 높지 않았고 당시 장봉익은 80세의 노인. 벽을 타 넘었다는 것만으로 무예가 뛰어나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냥 당시 장붕익이 최고 무예가였던 듯. 다만 사람 죽이는 걸 밥먹듯이 하는 잔혹성만으로 무섭기는 하다.  

 

<사실상 장부익이 최고 검객이었던 듯>


장붕익은 검계를 모조리 잡아 죽이는 걸로 검계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자 천적이었는데 검계의 조직원들이 모두  몸에 칼자국이 있다는 것으로 칼자국 있는 사람은 다 잡아들였다. 이 때문에 영조 때 거의 소탕되었다가 장봉익이 죽은 후 순조 때에 와서 다시 생겨났다. 무술 실력 뛰어나도 군대에는 못 당한다.

 

 

그렇다면 검계는? 

그냥 잔혹한 폭력 범죄 집단이다. 간혹 책이나 다른 글귀에서 살수집단이나 무예 집단으로 사회 저항세력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괜히 멋있게 만들 필요 없다. 한때 정의로운 집단처럼 묘사된 조직폭력배처럼 검계를 우상시하는 영화 같은 건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