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영원한 따거
나 같은 아재 세대의 주윤발 하면 당연히 영웅본색. 그걸로 게임 끝이다. 주윤발을 있게 한 영화이면서 소년 시절의 우상이었고 홍콩 느와르 영화의 상징이었다. 과거형이긴 한데 지금도 홍콩 느와르 하면 주윤발이다. 이후에는 할리우드에 진출해 영화배우로 계속 활동을 했다. 그 시절의 홍콩 배우들을 보면 다들 나이를 먹었지만 참 멋있게 늙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중 하나, 아니 대표적인 게 주윤발인데 외모적으로도 멋있지만 그 행동이 멋스럽다.
주윤발의 중국발음은 저우룬파. 한국은 한자문화권이라 그의 한자 이름 그대로 주윤발이라고 읽는다. 요즘에는 중화권 배우들의 이름을 그냥 원어로 읽는 경향이 있는데 당시에는 한자를 우리나라 발음으로 읽었고 지금도 그때의 배우들은 그냥 우리나라 한자음 그대로다. 그래서 저우룬파가 어색하고 주윤발이 친숙하다.
주윤발을 영원한 따거라고 부르는데 따거는 큰형이라는 의미다. 큰형은 믿음직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게 불리는 데는 그의 행동에서 기인한다. 마치 큰형같이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행동들. 1955년생이나 60을 넘어 70을 향해가고 있다. 요즘 이 정도면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하고 주윤발 역시 영화배우들이 흔히 그렇듯이 상당히 젊은 모습이다. 또한 마인드도 젊은것 같다.
그는 국내 최초의 외국인 광고 모델이고 젊어서 많은 활동을 해서 그런지 상당한 재력가다. 추정으로는 한국돈으로 8100억원 정도의 자산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죽으면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말한 걸 가지고 뭘 그러냐? 그냥 공약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현재 행동들로 보면 사실일 것 같다.
그의 기부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통해 확실하게 말했다. 또 의심많은 국내 한 예능 프로에서 주윤발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한 내용이다. 검소하게 살고 죽어서는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주윤발의 삶. 어찌 멋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 영원한 따거라고 불린다.
현재 그의 가장 이슈가 되는 행동은 지하철 목격담이다. 그는 부유한데다 유명인이면서도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데 종종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본 그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엄청난 부자지만 가난했던 어린 시절 때문인지 검소가 몸에 배어있어 아내에게 한 달에 약 15만 원 정도의 용돈을 타서 쓴다고 한다.
이런 얘기가 전해지면 또 돈 많은데 좀 쓰고 살지라며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뭐 좋다 나쁘다 말하긴 그렇고 어쨌거나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경제를 위해서는 부자들이 돈을 써야 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주윤발이 돈을 안쓰는 건 아니고 자신을 위해서만 잘 안 쓰는 것 같다. 그의 말에 의하면 지하철을 타는 것도 그냥 편해서라고 한다.
그의 소탈하고 스타같지 않은 행동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는데 식당에서 팬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거절하지 않고 사진을 같이 사진을 찍어준다. 그것도 팬의 식탁으로 직접 자신이 가 찍어준다. 누가 어디로 와서 사진을 찍던 상관은 없지만 자신이 직접 움직이는 건 혹시 같이 있는 사람을 배려하는 건 아닐까 싶다. 그는 “제 작품을 좋아해 주고, 저를 오랫동안 좋아해 주신 분들이지 않나. 사진 찍는 데는 2초 정도밖에 안 걸리는데 그분들은 정말 기뻐해 준다”라고 말하며 팬서비스를 기꺼이 한다.
홍콩 배우들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중국의 눈치를 살핀다. 홍콩 배우뿐만 아니라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여전히 정부에 의한 통제가 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부를 두려워한다. 그런데 주윤발은 과거 홍콩 시위가 있을 때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 발언을 했다. 그로 인해 중국 활동이 금지되었다. 사실상 중국 연예게 퇴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주윤발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그는 그럼 돈을 조금 덜 벌면 된다라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것도 사실 재산이 많기때문에 그래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 정부에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욕했다고 잡혀가던 독재시대를 생각하면 된다. 역시 따거.
그는 연예인이면서 자신이 어떻게 인기를 얻었고 자신의 행동과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아는 사람이다. 흔히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하는데 사실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 영향력과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인이 맞다. 그리고 공인으로서의 행동은 너무너무 훌륭하다. 지금 영화에서 많은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그를 좋아하는 이유다.
그의 삶을 멋지게 만들어 주는 건 과거의 성공이 아니라 지금의 행동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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