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노동시간은 그 사회의 노동시장 선진화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평균인 1천766시간보다 500시간 가까이 긴 2천 100시간을 넘는 것으로 분석 됐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현재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연간 노동시간
지금까지 선진국만큼은 아니어도 노동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2013년 부터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오히려 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이는 그 전까지는 주 5일제의 시행으로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현상이 있었다. 한꺼번에 주 5일제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회사들이 단계적으로 5일제를 실시했다. 그래서 수치상으로 연간 노동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주 5일제를 하는 회사는 시행 될만큼 되었다. 더 이상은 주 5일제를 하기 힘들거나 하지 않는 회사들만 남아있게 되었다. 그러니 연간 노동시간도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인력감축으로 인한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연간 노동시간에 대한 정부의 의지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몇 년간 오히려 연간 노동시간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 별다른 대책이 없었거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대책없이 그냥 주5일제 근무의 확산에만 기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노동시간 실태와 단축 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OECD회원국 중 연간 노동시간이 2천시간을 넘어가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뿐이다. 정부의 계획은 2020년까지 1천800시간까지 단축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대로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연간 노동시간에 대한 현실
주5일제의 실시로 노동시간을 줄인다고 했지만 대기업과 중견기업 외에는 영세사업장에 주 5일제 근무는 쉽지 않다. 그리고 노동시간에도 양극화가 있다. 평균적으로 2천 100시간이라지만 불이익을 입는 노동자는 훨씬 많은 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는 연장근로 한도를 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해석이 있다. 이를 악용해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합리화 하게 되었다. 정책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이 양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노동시간이 긴 계층
연령별로는 남성 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 평균은 30대 후반이 가장 높았다. 주 47.1시간이었다. 이후 50대 후반까지 완만하게 감소하다가 60대 초반에 다시 늘어났다. 학력별로는 고졸 근로자의 주당 노동시간이 가장 길었다. 그리고 전문대졸, 대졸이상 순이었다. 노동시간에도 학력차별과 양극화가 있는 것이다.
산업별로는 운수업이 가장 길고 그다음 제조업, 부동산임대업 순이었다. 가장 짧은 건 교육서비스업으로 34.7시간이었다.
연간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대책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현재 답보 상태인 주 5일제 근무제를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 휴일근로 제한, 연차유급휴가 적용 및 사용 확대, 법 위반 사업장 근로감독 강화 등을 대책으로 보고서에서는 제시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법제화이다. 사실 계도나 캠페인 등으로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기는 힘들다. 뿌리깊은 잘못된 노동의식과 후진국형 노동 시스템은 바뀌기 힘들다. 제대로 된 정책과 강력한 시행령만이 이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간 노동시간의 단축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경제가 죽을거라 생각하지만 삶의 여가를 즐길 수 있을때라야 저성장 시대에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일을 하는 사람도 노동자지만 어차피 돈을 써서 경제를 돌아가게 만들 사람도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직장과 적절한 급여, 그리고 적정 노동시간으로 인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내수가 살고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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