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잘 만든 스릴러 영화다. 많은 스릴러들이 남성 중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화차는 좀더 섬세하고 여성적인 스릴러를 보여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내. 파고 팔수록 점점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심리묘사를 잘표현해 냈다.
화차는 일본 미야베 미유키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제목만 보고 무슨 무기를 소재로 한 영화인가 착각할 수 있다. 일본에서 쓰이는 화차의 의미는 생전에 나쁜짓을 한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극한 상황이 오면 사람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영화에서 불수레를 탄 사람은 김민희겠지. 하지만 나쁜짓을 한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동정심이 가는 것는 왜일까. 영화가 나올 당시 한국의 상황은 심각했다. 빚이 사회문제가 되었고 시대상황과 잘 맞물려서 그런지 호평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 보다 더 헬이 되었다. 지금 화차가 더 어울리는 시대다.
이 영화는 김민희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김민희가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김민희 만큼 많은 연기 변화를 겪은 배우도 드물듯 하다. 늘 연기력 논란이 따라 붙었던 배우인데 지금은 연기파 배우가 되어버렸다. 그 시작을 보여주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섬세하고 캐릭터를 잘 살린 이 영화는 김민희의 몰랐던 면을 끌어낸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영화다. 계속 집중하게 하는 스릴러지만 잔혹하고 마초적인 스릴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심심할 수도 있다. 이게 무슨 스릴러야 하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긴장감이 연속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일본 소설임에도 한국의 상황과 너무나 잘 맞아서 몰입이 잘 되는 영화다. 물론 각색은 있었겠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대불황기를 배경으로 한 원작이 지금의 우리사회와 잘 맞는 건 우리도 그때의 일본처럼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실이 점점 스릴러가 되어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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