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대통령 당선 람 나트 코빈드, 인도는 변하고 있나?

인도에서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나왔다. 인도 대통령 당선자는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의 람 나트 코빈드.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 메이라 쿠마르 전 연방하원 의장을 제치고 65.6%를 득표하며 새로운 인도대통령에 당선됐다.

<인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람 나트 코빈드>

람 나트 코빈드가 이번 인도 대통령으로 당선 된 것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거 인도의 제일 밑바닥 출신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카스트라는 계급제도가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이다. 사실 이번 선거는 야당이 이겼어도 마찬가지였다. 야당 후보도 달리트 출신이었기때문이다. 여야 대통령 후보가 모두 달리트 출신이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적으로는 없지만 인도에는 여전히 카스트 제도가 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사실 지금은 불법으로 차별을 할 수 없도록 못박았지만 이 뿌리깊은 악습은 여전히 인도 국민들 정서와 사상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최하층 계급 출신의 대통령은 상당히 상징성이 있다. 문제는 인도의 투표가 국민들이 직접하는 선거가 아니라 각 주의 의회에서 투표를 하고 선출하는 것이다. 어쩌면 뿌리깊은 카스트 제도가 있는 인도에서 국민투표였다면 당선이 안됐을지도 모른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도지만 여전히 그 마인드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선된 인도 대통령 람 나트 코빈드는 주지사 출신으로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핍박 받는 자'라는 의미의 달리트는 불가촉천민을 이른다. 이들은 따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예전 같으면 교육의 기회도 없었겠지만 인도의 법이 바뀌어 천민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헌법상 하층 카스트의 대학진학이나 공무원 임용 등에서 일정 비율을 할당하는 등의 차별시정정책을 펴고 있다. 그는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2차례 상원의원을 지냈다. 신분상승의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다.

사실 대통령이라고 해도 인도에서는 의원내각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총리가 내각을 이끈다. 때문에 대통령의 실질적인 권한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그렇지만 헌법상 군통수권을 가지고 있고 국가의 원수로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니 아주 의미없는 자리는 아니다. 달리트 출신의 대통령은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 이후 두번째다. 람 나트 코빈드가 대통령이 돼 빈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선소감에서도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힘겹게 일하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우리도 국민들이 자랑스러운 대통령을 만들어냈지만...>

시대가 변해 이렇게 하층민이 대통령이 되면 기존 기득권의 반대에 부딫힌다. 우리도 이미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고졸대통령이 나왔다고 대놓고 무시하고 비하한 기득권층을 우리는 경험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인데도 이런 일을 겪었다. 그들은 계층간의 사다리가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부 얼빠진 국민들도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자처한다. 인도가 다른 점은 인도는 국민들이 아닌 지도층에서 하층민 대통령을 뽑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계급 좋아하는 기득권층이 득실득실하다는게 문제. 그리고 계속 이들을 뽑아주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도 문제>

정치적 의도가 있던 어떻든 간에 인도는 변해가고 있다. 그리고 위로부터 변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여전히 자기 잇속만 챙기는 기득권층이 지도층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IT업계에서 엄청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인도는 국민들의 의식변화까지 있다면 엄청난 국가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런데 우리와 다르게 인도는 국민들이 잘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오랜 기간 동안 계급사회에서 있던 탓이 있겠지만, 그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어쨌건 이번 인도대통령 당선은 인도가 한번 더 도약할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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