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공주가 아니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 2016년 작이다. 국내에는 이런저런 유명 영화들에 밀려 조금 늦게 2017년에 개봉했다. 디즈니의 새로운 여성상에 대한 행보를 잘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데 이 영화의 특징은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 러브스토리가 없다는 것, 공주가 아니라는 것. 공주 부분이 좀 애매하기는 한데 소규모 부족 추장의 딸. 어떻게 보면 공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인 모아나가 아예 대사를 친다. "난 공주가 아니야!"
모아나는 폴리네시아인이다. 배경이 된 폴리네시아는 오세아니아의 일부이며,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하와이 제도, 이스터섬을 잇는 지역이다. 이 곳에는 1000여 개의 섬들이 모여있는데 폴리네시아란 이름이 그리스어의 '많은 섬'이라는 뜻에서 왔다. 섬 지역이므로 당연히 항해술이 발달했는데 모아나의 중요한 소재이기도 하고 내용도 폴리네시아 신화를 배경으로 각색했다.
디즈니의 애니답게 영상미와 음악이 인상깊은데 특히 바다의 표현은 3D 그래픽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보여준다. 캐릭터는 애니인데 바다는 실사. 어떻게 보면 가장 디즈니스럽고 안전하게 흥행공식을 따라 애니를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진취적인 여성 히어로와 고난을 극복하는 주인공은 봐도 봐도 공감하게 되는 요소다. 이 흔한 소재를 만들 때마다 스토리와 캐릭터로 차별화시키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아나 캐릭터는 여성 히어로 중에서도 최상급이다. 능력면에서 엘사처럼 넘사벽 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남성 캐릭터로 나오는 마우리를 설득하고 다그치고 야단치고 용기도 주고 하면서 조종(?)한다. 그는 반인반신의 캐릭터인데도. 이 영화에 왕자는 조연으로도 나오지 않는다. 이제 디즈니에는 더이상 백마 탄 왕자는 필요 없는 듯하다. 관객들도 그런 이야기는 식상하기도 하고. 물론 어린아이들은 아니겠지만.... 사실 아이들에게 그런 고정적인 성역활의 공주 왕자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좋지 않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모아나는 여자 아이들에게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보통 만화영화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준다고 하지만 전통적인 왕자를 기다리는 공주 이야기는 별로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딸을 가진 부모님들이 이런 애니메이션을 같이 본다면 교육적으로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아들에게도 좋다. 그리고 어른끼리 봐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고정관념만 없다면.
영화 내내 주인공이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스스로 외쳤던 말이 있다. 내가 누군지는 스스로 규정한다. 그래서 이 말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참 좋은 말인 것 같다.
난 모투누이의 모아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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