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름 끼치는 일이 실화라니...
영화 암수살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한 영화라고 영화 서두에 나온다. 모티브가 된 사건은 살인범 이문기의 이야기인데 이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암수 살인의 뜻은 남녀의 암수가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생각하는 건 닌자들이 쓰는 암수를 생각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살인이 붙어 있어 암기로 죽이는 게 생각나기도 하지만 여기서 암수는 단순 실종으로 오인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살인을 말한다. 그러나 몰래 쓰는 속임수인 암수와 한자 暗數는 같다.
어쨌거나 영화는 범죄 영화의 전형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무겁다. 그런데 요즘 범죄영화들이 범죄의 장면을 잔인하고 노골적으로 묘사하는데 반해 이 영화는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은 그닥 없다. 장면이 아닌 상황과 연기로 소름 끼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니 뻔한 형사와 살인범 이야기를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또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접어도 된다. 오직 범죄와 심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형사와 범죄자의 심리적인 대결구도와 밀당을 다룬거라 좁은 공간에서 둘이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많다. 이런 지루해지기 쉬은 상황 설정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엄청나게 훌륭한 범죄영화라고 말 하기는 힘들지만 잘 만든 독특한 구조의 범죄영화라고는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꽤 인상 깊은 시도였다. 그래서 볼만하다.
살인범 역의 주지훈은 굉장히 얄밉게 말하고 귀에 거슬리는 사투리를 구사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 사투리가 어색하다고 한다. 나야 서울태생이라 사투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찾아보니 실제 살인범 이문기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이문기가 실제 이렇게 말했다면 참 듣는 얘기하는 형사도 어마어마한 인내심이 필요했을 듯싶다. 영하와 조금 다른 점은 이문기는 감옥에서 자살했다. 살인을 못해서 지루했나... 사이코패스들은 한번 살인을 저지르면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또 이 영화가 좋은 건 범죄 영화이면서도 범죄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게 아니라 휴머니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사실 형사가 저렇게 피해자에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인간미가 있으면 국민들이 좋아할 듯싶다. 그 휴머니티를 이용해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어떻게 보면 특별한 정정 없이 느리고 무던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이게 또 계속 긴장감을 준다. 특별한 절정이 없으면서도 계속 절정인 이야기?
어떻게 보면 뺄샘을 잘한 영화 같다. 많은 영화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것을 집어넣어 관객들에게 보여줄까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건 많은 걸 빼버렸다. 잔인함, 폭력, 추격, 액션, 통쾌함 등 범죄영화라면 당연히 들어가야 할 것들이 모두 빠진, 어떻게 보면 맛있는 양념들이 다 빠져버린 요리 같다. 하지만 재료 고유의 맛을 잘 살린 요리, 음미해보면 잘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영화다.
일단 전문가 평점, 관객 평점 모두 높은 영화다. 고로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모두 성공했다는 얘기. 이런 부류의 영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면 좋고 잔인한 영화를 못 보는 사람들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영화다. 다만 비주얼적으로 끔찍함이 없다는 거지 영화를 보고 끔찍함을 못 느낀다는 말은 아니니 참고하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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