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명공주는 진평왕과 마야부인의 딸이다. 기록이 애매한게 삼국사기에는 차녀라고 나오고 삼국유사에는 딸이라고만 나왔으며 화랑세기에는 장녀라고 기록되어 있다. 화랑세기 필사본이 신빙성이 부족한 역사서이니 야사에서는 장녀. 후에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의 언니다.
남편은 진지왕의 아들인 김용춘인데 화랑세기에는 이마저도 다르게 기술되어 있다. 야사에 의하면 원래 천명공주는 김용춘을 사랑했는데 결혼은 용춘의 형 용수와 한다고 한다. 화랑세기에는 어머니가 용수를 사모한다고 착각해 결혼을 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용수와 용춘은 같은 인물로 나온다.
어쨌거나 천명공주는 용수와 결혼을 해 살게 되었다. 그러나 용춘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아서 늘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다. 진평왕에게 부탁해 용춘의 지위를 올려주기도 했다. 용수는 이를 알고 용춘에게 천명공주를 양보하려 했으나 용춘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용수가 죽은 뒤 용춘과 결혼했다고 나온다.
어차피 용춘과 결혼했으니 어쩌면 위의 이야기는 화랑세기에서 지어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진평왕은 아들이 없어 왕위를 딸에게 물려주려 했는데 덕만공주에게 물려줬다. 그리고 천명공주에게는 왕위계승을 포기하도록 하고 궁에서 내쫓았다. 덕만공주는 남편으로 용춘을 선택했다. 응?
위에 천명공주와 결혼했다고 했는데... 용춘도 천명공주를 지극히 사랑했나보다. 덕만공주가 왕이 되었기때문에 평생 안락하게 살 수 있었지만 뒤에 물러나기를 청해 천명공주에게로 갔다. 덕만공주가 왕이 될 만큼 똑똑하기는 했지만 여성적인 매력은 없었던 듯.
어떤 부분에서는 천명공주가 덕만공주와의 권력싸움에서 패한거라 하는데 그렇다면 권력도 빼앗기고 사랑도 빼앗겼으니 굉장히 불행한 공주다. 그러나 천명공주의 운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듯 하다. 용춘이 다시 돌아왔고 그와의 사이에 아들을 낳았는데 이가 김춘추다.
김춘추는 후에 성골이 멸종된 신라에서 왕위에 올라 진골출신으로 처음 왕이 되었다. 김춘추는 신라에 있어서는 훌륭한 왕이 되었다. 아들이 왕위에 올랐으니 천명공주의 지위도 당연히 오르는 것. 그녀는 문정태후로 추존 되었다.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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