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김명민 주연의 범죄 영화다. 왜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라고 긴 제목을 붙였을까? 그냥 특별수사나 사형수의 편지라고만 하지. 영화는 전형적인 범죄, 코미디 영화를 버무려놓은 어찌 보면 뻔한 결말의 영화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통쾌한 면이 있어서 다행.
영남제분 여대생 살인사건과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다. 두 사건 다 분통 터지는 대한민국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인만큼 영화도 전개되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건 내용이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현실은 이렇게 멋지게 풀어나가는 주인공이 없다는 점. 그래서 영화가 통쾌하다. 현실과 다른 것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영화를 심각하게 분석하고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싫어할 영화지만 그냥 웃고 즐기고 마지막에 후련함을 느끼려면 괜찮은 영화다.
영화는 분명 악인은 더 악랄하게 피해자는 더 불쌍하게 각색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관객의 공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악인이면서도 절대로 처벌받지 않는 세상에서 그나마 정의가 이긴다는 현실도피성 결과를 맛보고 싶다면 보면 된다.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처럼 기득권층 때려잡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건 현실이 그만큼 좃같고 전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불쌍한 국민들 영화에서만이라도 정의를 느껴 보라는 감독들의 배려.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더 잘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가 더 마음에 든다. 그만큼 더 화끈하고 비현실적이다. 이런걸 좋아해야하는 현실이 슬프기는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 절대 정의는 없다. 다들 갑질하고 비리로 살아가고 있는데 김명민이 우연히 또는 일말의 양심에 의해서 정의에 편에 섰을 뿐. 현실에서 이렇게만이라도 된다면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일 것이다. 어디에선가 본듯한 장면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괜찮다. 뻔해도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후련함을 선사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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