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는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든 스릴러 영화의 교과서다.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고전영화이기때문에 당연히 감흥을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른다. 1960년대 만든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식상하다거나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당신은 이미 싸이코를 흉내낸 현대 스릴러 영화들을 본 것이다.
현대 스릴러의 자극적인 빨간색과 사실적인 특수효과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 화면조차 흑백이다. 그러니 피도 붉은 색이 아니라 검은색과 진회색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끔찍한 느낌을 받는 것은 왜 그런걸까? 음악과 상황, 카메라가 절묘하게 조화되어 긴장감을 조성한다. 칼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것까지 보여주는 요즘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영화 초반부터 시작되는 등장인물들의 불안정한 심리묘사는 영화 끝날때까지 멈추지를 않는다. 자신의 죄로 인해 처음부터 뭔가에 쫓기는 듯한 공포를 느끼는 여배우의 심리묘사는 마지막 살해 되어 욕실에 엎어진 여자의 눈동자에서 극대화 된다. 이 눈동자보다 공포를 더 잘 표현해 낸 것이 있을까? 클로즈업 된 눈동자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공포에 대한 동질감을 느낀다.
지금이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반전 스릴러 영화를 워낙 많이 접했으니 싸이코의 반전이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그때 당시 이 영화의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다중인격이 당시에는 흔하게 알려지지 않았는지 마지막에 정신과 의사의 친절한 설명은 그시절 관객들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엄청난 공포를 안고 집으로 돌아갔을 거라 예상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듯한 눈동자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걸 보면 스릴러의 공포가 사실적인 묘사와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 놀래키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연출과 구성, 음악, 배우들의 연기 모든것이 조화가 되면 공포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싸이코가 바로 그런 영화다.
지금보면 조악해 보이는 효과지만 당시는 충격적이었을 듯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싸이코는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연구과제라 알고 있다. 만들어진지 50년도 넘은 이 영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은 현대의 스릴러 영화가 있을까? 아마도 찾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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