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의 스파이 영화 코드 네임 콘돌. 75년 영화임에도 우리나라에는 80년대에 개봉되었다고 한다. 코드 네임 콘돌은 콘돌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CIA요원의 이야기다. 상부로부터 버림 받아 쫓기게 되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자가 되어 비밀을 파해친다. 로버트 레트포드 주연인데 만들어진 연도가 70년대임을 감안하면 꽤 잘 만들어진 영화다. 70년대판 본 아이덴티티?
CIA 요원이라지만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의 엄청난 스파이는 아니고 그냥 말단 정보원이다. 인쇄물의 정보를 분석하는 불만 많고 자유로운 정보원. 그러나 갑자기 본부가 습격을 당해 동료들이 모두 죽고 자신도 쫓기는 몸이 된다. 인질로 삼은 여자와 사랑도 나누고 비밀을 파해쳐 간다.
간지나는 로버트 레드포드
본부에 전자장치라고는 하나도 없는 완벽한 아날로그
70년대 첩보물 답게 정말 아무것도 없다. 굉장히 아날로그틱한 화면을 보여준다. 첩보물의 화려한 첨단무기 따위는 한개도 안나온다. 오로지 몸으로 부딫히고 머리와 펜만 굴리며 비밀을 풀어간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그렇게 어설프거나 지루하지는 않고 구성도 뛰어나다.
인질과 사랑에 빠지는 점이 억지스럽다고 생가할지 모르지만 실제 미국에서는 흔하게 있는 일이다. 미국에서 여자들을 상대로 일어나는 사기사건의 상당수가 사기꾼들이 자기를 CIA나 FBI정보원이라고 하고 접근한다고 한다. 이런거에 로망이 있는 듯 하다.
역시 로맨스가 없으면 스파이물이 아니지...하지만 이 장면은 여자가 도망 못가게 팔을 꺾어 잡고 누워있는 것
사건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장치는 전화와 메모
심문할때는 밟아줘야 제맛
국가와 조직의 대의를 위해서는 일개 개인은 그냥 소모품쯤으로 생각하는 시대적 상황이 마치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는 듯 하다. 우리도 지금 정보원이라고 하는 조직이 그러고 있지 않나. 물론 첩보보다는 댓글로 키워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가장 첨단 장비가 있는 CIA본부
그냥 고전 첩보물인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그럭저럭 지루하지 않게 볼만하다. 요즘 영화처럼 화려한 것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대한 향수가 그리운 사람, 그 향수는 모르지만 옛것에 대한 신기한 시각적 경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은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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