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광종, 왕권강화, 노비안검법, 과거제도. 학창시절 의미도 모르고 외우던 단어다. 국사시간 반드시 시험에 나오는 항목이기도 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대단한 왕이었다. 호족들의 힘이 강한 나라에서 왕권을 강화시켰고 노비안검법으로 강제로 노비가 된 사람들을 풀어줬으며, 문벌귀족의 세습을 방지하기 위해 과거제도를 시행했다. 놀랍지 않나?
광종은 고려의 제4대 황제. 장자승계로 보면 증손자여야 하는데 증손자가 아니라 태조의 4번째 아들이다. 왕건의 25명 아들 중 4번째임에도 드라마틱하게 왕이 되었다. 태조는 처음 큰아들(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하지만 호족을 견제하기 위해 얽히고 섥힌 혼인관계에서 왕위 쟁탈전이 벌어질 건 뻔한 사실.
요즘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서 나오는 광종
광종은 성격이 호탕하면서도 치밀하고 조심스러웠다. 장점은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배경까지 좋으니 다가지고 태어난 셈. 하지만 장손이 아닌 관계로 왕위에서는 멀었다. 위의 형들뿐 아니라 누군가 왕이 되면 그의 아들들도 있으므로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에게 첫번째 기회가 왔다. 혜종의 아들인 태자 태가 일찍 죽은 것. 물려줄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혜종이 즉위 2년만에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의문의 죽음... 이상하다. 병사했다고 하나 갑자기 병사라니. 혜종은 왕권을 도와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젊어서부터 기질이 호탕하고 지혜와 용맹이 뛰어났다고 한다. 물론 그런 사람도 병에 걸리겠지만 갑자기 죽었다.
이에 그의 이복동생 왕요(정종)이 즉위했다. 그런데 이게 혜종의 물려준 것이 아니라 군신의 추대를 받아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뭔가 냄새가 난다. 보통 살인사건의 범인은 그로 인해 가장 이익을 얻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어쨌거나 정종이 즉위했는데 병에 시달리던 정종은 죽기전 동생 왕소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로 한다. 그가 바로 광종이다.
정당하게 왕이 되었다고 보기 힘들기때문에 정종때부터 호족의 견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광종이 이어받았으니 광종의 자리 또한 불안했을 것이다. 그래서 광종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미친 숙청을 단행한다. 노비안검법이나 과거제도도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였다. 하지만 더욱 왕권을 공고히 한건 피의 숙청이었다.
누군가 역모한다고 고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죽였다. 무차별적인 숙청은 반발을 부르는 법이니 자신도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 그러니 숙청은 더 심해지게 되고 자신에게 충언을 한 사람까지 죽여버린다. 그의 빛광(光) 자가 미칠광(狂)이 되는 순간이다. 그의 숙청이 어느정도였냐하면 태조때의 공신이 3200명이었는데 광종 말년에는 40여명만 남았다고 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했던가. 많은 왕자들과 호족과의 혼인으로 인한 외척들. 이로 인해 광종은 그의 업적으로 빛나는 왕이기도 하고, 피의 숙청으로 미친왕의 이미지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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