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대표작 괴물. 사실 봉준호에게 대표작 아닌 것이 있겠나. 믿고 보는 몇 안되는 감독이기도 하다. 괴물은 개봉 초 허리우드와 상반된 스토리의 괴물영화를 탄생 시켰다는 것으로 이슈가 되고 세월이 많이 지나서는 변하지 않는 현실 시스템에 대한 비판으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우선 이미 기존에 익숙해져 있는 허리우드 괴수영화 스토리의 틀을 완전히 깼다는 것. 영화 초반 그것도 대낮에 나오는 괴물. 평범한 소시민의 저항과 괴물 처치. 어쩌면 한국 상황에 가장 맞는 스토리일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분석은 많은 사람들이 썼으니 다시 안 써도 되거니와 세월호 사건과 비교한 영화평은 정말 명문이니 찾아서 읽어보시라.
이 괴물은 누가 만들었을까. 물론 봉준호가 만든거지만 영화상에서... 그리고 현실에서는... 이걸 만든건 우리나라의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괴상한 사회시스템이다. 이 괴상한 시스템이 괴상한 괴물을 만들어 냈다. 자주국방을 하지도 못하고 또 할 생각도 없어 미국에 의존을 한다. 많은 금액과 부지를 제공하며 방위를 맡기고 무슨 약점이 있는지 그들의 횡포에 한마디 말도 못하는 시스템. 영화에서 괴물이 탄생하게 된 사건은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옛날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돼'
얼마전에 살아있는 탄저균을 가지고 실험을 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잖은가. 문제가 된 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였고 정부는 전혀 문제가 안되는지 버럭 한마디 하지 않았다. 괴물 영화가 지금 만들어졌다면 아마도 소스가 탄저균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사고가 난 다음에 정부에서 사는 행태는 현실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공권력의 애먼 국민 때려잡기. 자신들의 권력과 관련있는 미군 영웅 만들기. 해결에 대해서는 남의 산에 불보듯하고 오직 자신들의 과오 감추기 등등. 이런 시스템이 영화가 만들어진 때 뿐 아니라 10년이 된 지금까지 변치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아니 오히려 그때는 변하려 했지만 지금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
늘 피해자는 약자들
당국의 이런 행태는 결국 시민을 움직이게 만들고 그들 자신의 힘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만든다. 하지만 남은 건 큰 상처와 상실. 피해. 허리우드에서는 이렇게 괴물을 잡으면 영웅이 되고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겠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그냥 상처를 안은채로 다시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생채기가 있으니 오히려 이전의 삶보다 더 못해진걸지도.
잘못된 사회 시스템은 어떤 형태로든 괴물을 만들어 낸다. 그 괴물은 바로 서민들을 집어 삼킨다. 피해자는 늘 힘없는 약자이기 마련이다. 영화에서 괴물은 한마리였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괴물들이 만들어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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