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버려야 하나?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처음에 하는 일이 아마도 버리기일 것이다. 많은 책들에도 그걸 하라고 되어있고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도 그것이다. 그리고 하다 보면 버릴게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런데 이 버리는 일이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다. 필요 없는 것들은 싸그리 모아서 쓰레기통에 처넣으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버리는 것을 선별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후딱 가버리고 망설이다 하나도 못 버리고 끝나는가 하면 너무 많은 물건에 질려 버려서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왜 못버리는 걸까? 물건을 선별하다 보면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많다. 옛날 물건을 가지고 잠시 추억에 잠겨보기도 하고 '이걸 정말 쓸 일이 없을까?' '나중에 쓸까?' 하는 생각들을 하다 보면 또 버리지도 못하고 시간이 흘러간다. 하다 보면 되는 게 아니라 하다 보면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1일 1개 버리기. 물건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하루 한 개씩 버리다 보면 어느새 다 버리게 된다는 이론이다. 여러 책들에서 미니멀리스트들이 이 방법을 권하고는 한다. 이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미니멀리스트들도 있다. 결국 선택은 본인 몫인데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이 하루 한 개 버리기에 의외로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왜 그런 걸까?
왜 하루 한 개 버리기를 실패하는 거지?
1. 매일 실천의 어려움 - 헬스장에 등록해 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매일매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물론 하루 한 개 버리기는 몸을 움직여 헬스장에 가야 하는 일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그래도 매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매일 일기 쓰기, 매일 감사하기, 매일 걷기, 매일 청소하기 등등 수많은 매일 하기 계획들이 실패하고는 한다.
2. 작아지는 실천 - 반드시 하루 한 개를 버려야 한다는 중압감에 정말 별 쓸데없는 것을 버리게 된다. 하루 한개 버리기라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중요한 물건을 버리려고 하면 그것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며 시간이 소비된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한개 실천을 하기 위해 정말 티 안나는 걸 버리게 된다. 지우개라던지 잡동사니 소품 같은 것들. 그것도 쌓이다 보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실천한다는 것이... 글쎄.
3. 더 쌓이는 물건 -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가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몇 개씩 배송되는 택배 물건들. 택배로 오는 물건들은 크고 굵직한 것들인데 버리는 물건들은 연필이나 지우개같은 작은 것들이라면, 결국 물건들 전체 부피의 총합은 더 커져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매일 버리는 물건이 줄어야 하는데 생각처럼 물건이 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늘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 한 개 버리기는 실패하게 된다. 나도 실천해봤지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버리기를 쉽게 한다고 만든 방법이 더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 물론 이 방법을 잘 신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효과를 보는 사람들도 있고.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우선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참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럼 어떻게 하지?
한꺼번에 버리기와 하루 한 개 버리기의 중간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하루 한개가 아니라 하루 한구획씩 정리하는 것이다. 너무 크게도 필요없다. 책꽃이 한구획, 서랍장의 서랍 한 곳, 책상 위 등 한구획을 정해서 싹 정리하고 버릴 건 버리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이 있다. 한 구획을 정리하면서 거기 있던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른 구획으로 옮기는 행동이다. 이렇게 하면 물건만 이동할 뿐 줄지가 않는다. 다른 곳이 더 복잡해질 뿐이다. 하루 한개 버리기를 실패한 사람이라면 하루 한 구획 버리기를 한번 해보자. 하루 한 구획이라면 사실 매일 실천 아니더라도 일주일 또는 며칠에 한 번씩 해도 된다. 그게 하루 한 개씩 버리는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버리게 될 테니까. 그리고 이거든 저거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아서 실천하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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