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잡혀서 더 회자된다
살인의 추억. 벌써 개봉한 지 십수 년이 되었지만 계속 회자되는 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하면 살인의 추억을 빼놓을 수 없고 한국 영화하면 역시 살인의 추억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포스팅을 할 때는 미해결 사건인 화성 연쇄살인사건. 이제 진범이 잡혀서 포스팅을 다시 쓴다. 진범이 잡혀서 식상해질 것 같지만 오히려 더 회자되는 것이 살인의 추억이다.
여전히 연쇄 살인사건의 대명사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영화화 한 작품이며 봉준호 감독을 세상에 알린 작품이다. 그리고 봉테일이라는 전설의 시작이 되었다. 봉준호 감독하면 디테일이 많이 회자되는데 그것은 그가 정확한 콘티로 계획을 하고 영화를 찍기 때문이다. 그와 작업을 한 많은 배우들이 그의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살인의 추억도 역시 많은 영화 분석에서 그것이 회자되었고 인터뷰 등에서도 나왔다.
연쇄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극 중간중간 흐름을 깨지 않는 적절한 유머로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희한하게도 영화의 다른 심각한 장면이 아닌 이 개그적인 요소들이 명장면으로 회자되며 많은 패러디를 양산해 내었다. 특히 개그프로에서 향숙이를 외치는 개그맨들이 많았고. 살인자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더 사람들이 많이 호감을 가지게 된 것도 있다.
수많은 상징과 은유. 잘 묘사된 시대상과 디테일한 표현들. 영화를 한장면도 놓칠 수 없어 극장에서 보고 비디오로 보고, 다운로드하여서 보고, TV에서도 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 보게 된다.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디테일의 마왕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기에 가능하다. 그런 감독들이 있다. 너무 디테일해서 영화를 반복해서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희열을 주는 감독들. 봉준호가 그렇다.
살인의 추억이 명화인만큼 수많은 천재적인 프로 또는 아마추어 평론가들이 영화를 분석해 놓았다. 그 엄청난 상징들.... 숨겨놓은 메타포.... 그런데 가끔 영화나 음악 등을 분석해 놓은 명문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고는 한다. 정말 감독이나 음악가가 저런 것을 다 생각해서 만들었을까? 분석한 사람도 대단하지만 그걸 계획하고 만들었다면 정말 천재 중의 천재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너무 과한 해석은 아닐까 하면서도 또 그럴듯한 해석에 마음이 기울기도 한다.
살인의 추억도 그렇다. 디테일한 만큼 디테일한 분석들이 많이 있다. 나는 알 수 없다. 내가 봉준호감독만큼 천재도 아니고 그것을 간파할만한 분석력도 없다. 다만 분석해놓은 사람들의 글을 보며 그럴 수도 있겠다고 수긍할 뿐이다. 왜냐하면 영화의 감독이 봉준호니까. 그리고 이제 신화는 더해져 간다. 기생충으로 칸까지 접수했으니 이제 영화 하나하나의 장면마다 사람들이 의미를 더욱 부여할 것이다.
올해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져 살인의 추억이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여담으로 벌써 십수 년이 지난 영화임에도 아직까지 박해일이 진짜 범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말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미 인터뷰 등에서 여러 차례 나오지 않았나??? 영화 장면에서 나오는 범인의 손을 박해일이 연기했다. 이만하면 명확한 답 아닌가?
앞으로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지만 이런 명작은 앞으로도 많이 나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가 화면을 응시하며 관객들과 시선을 맞추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나중에 봉준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혔었다. 살인자가 이 영화를 보러 왔을 것 같아서 그런 장면을 넣었다고.
정말 살인마 이춘재는 이 영화를 보러 갔었을까?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가 했었던 일들을 추억으로 떠올렸을까? 생각해 보면 소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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